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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과] B형 간염 환자 한약 복용 후 급성 간부전으로 사망한 사례 / 조정성립
키워드 #간염 # 한약 # 간부전
 

[항바이러스제 중단 후 간부전 사망…한약 처방 한의사, 설명의무 소홀로 2천만 원 배상]

한의원에서 한약을 복용하던 B형 간염 환자가 항바이러스제를 중단한 후 급성 간부전으로 사망한 사건에 대해, 의료분쟁조정위원회는 해당 한의사의 설명의무 소홀과 경과관찰 부주의를 인정하고 위자료 2천만 원 지급 결정을 내렸다.

 

[사건 개요 및 의료 사고의 경위]

 망인(50대 여성)은 2009년부터 B형 간염 치료를 위해 항바이러스제(바라쿠르드, 이후 비리어드)를 복용해오던 중, 2019년 8월 한 한의원을 방문하여 생간탕 처방을 받았다. 이후 12월까지 총 4차례 전화상담을 통해 같은 한약을 처방받았다.

2020년 1월 전화 상담 당시, 망인은 2019년 11월부터 항바이러스제를 중단했고, 간수치(GOT/GPT)가 급격히 상승했으며 소화불량·피로감 등의 증상이 있다고 호소했다. 이후 5일 뒤 황달 증세와 함께 병원에 입원하였고, 간성 혼수 상태에 빠져 결국 전원 9일 만에 사망했다.

 

[분쟁의 요지]

  신청인(유족): 한약의 독성과 항바이러스제 중단이 사망 원인이며, 이상 증세를 간과한 점에 의료인의 책임이 있다.

  피신청인(한의사): 생간탕의 부작용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는 없으며, 적절한 권유도 했다고 주장.

 

[사안의 쟁점]

  한약(생간탕) 처방의 적절성

  치료 경과관찰 및 조치의 적절성

  설명의무 이행 여부

 

[감정결과의 요지]

 감정 결과에 따르면 생간탕 자체의 처방은 부적절하다고 보기 어렵지만, 환자의 간수치가 악화되었음에도 대면 진료 없이 전화상담만으로 치료를 지속한 점은 경과관찰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항바이러스제 중단의 위험성과 지속적 모니터링 필요성 등에 대해 환자에게 설명했음을 뒷받침할 근거가 없다는 점도 지적됐다.

 위원회는 피신청인이 항바이러스제 중단을 유도했다는 신청인의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으나, 치료 방식에 대한 설명의무 소홀과 경과관찰의 부주의로 환자의 조기치료 기회를 놓친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손해배상 책임 및 조정 결과]

 직접적인 사망 인과관계를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설명의무 위반 및 경과관찰 미흡에 따른 위자료 책임은 인정된다고 보았다. 이에 조정부는 위자료 총 2,000만 원 지급을 내용으로 조정을 결정했고, 당사자 쌍방의 동의로 조정이 성립되었다.

 

[시사점]

 이 사건은 한방치료를 병행하는 만성질환자의 관리에 있어 한의사의 경과관찰 책임과 설명의무가 어디까지인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기존 양약 치료를 중단하거나 병행하는 상황에서, 환자에게 그 위험성과 한계, 모니터링의 필요성 등을 명확히 고지하지 않을 경우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전화 상담과 같은 비대면 진료가 장기화될 경우,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중대한 치료 시기를 놓칠 위험이 크다는 점에서, 비대면 처방의 한계와 대면 진료의 중요성 역시 다시 한 번 강조되었다.

 의료인들은 한약과 양약의 병용 또는 전환 과정에서 환자와의 충분한 소통, 설명, 그리고 철저한 경과관찰을 통해 환자의 치료 결정권을 보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