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멈춘 기준금액에 본인부담 급증… 코리아리서치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 발표
의협 “진료비 구간별 절벽 현상 완화하고 재정 지속가능성 함께 확보해야”
[건강보험저널/박종운기자] 노인외래정액제의 정액 기준금액이 25년간 동결되면서 고령층의 진료비 부담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현행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를 바탕으로 진료비 구간별 급격한 부담 증가를 완화하는 구조 개선을 정부와 국회에 강력히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9월30일 ‘노인외래정액제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발표 및 구조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조사 전문기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25년 묶인 기준금액… 진료비 늘자 본인부담 '껑충'
의협 「노인외래정액제 및 의료급여 관련 특별위원회」 최운창 위원장은 회견문에서 “정액 본인부담 기준금액은 2001년 1만 5,000원으로 조정된 이후 25년간 변동이 없다 보니, 이미 정액구간을 넘어 진료비의 20% 이상을 부담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료비 구간에 따라 환자의 본인부담금이 갑작스럽게 뛰면서 의료현장에서는 환자와 의료기관 간 잦은 민원과 갈등이 반복되고 있으며, 진료비가 지속해서 오르는 상황에서 제도를 방치할 경우 부담을 호소하는 환자는 더욱 급증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 65세 이상 68.8% “진료비 증가 부담스러워”… 의료 이용 위축 우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진료비 인상에 따른 노인 본인부담금 증가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53.5%가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특히 제도의 직접적인 수혜 대상인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68.8%가 부담감을 느껴 전체 평균보다 15.3%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비용 부담은 실제 의료 이용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본인부담금이 오를 경우 동네의원 이용 횟수가 ‘줄어들 것 같다’는 응답은 전체의 57.9%, 65세 이상에서는 61.3%에 달했다.
또한, 동네의원 이용이 줄어들면 노인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응답 역시 전체 59.0%, 65세 이상 66.7%로 집계됐다.
야간 및 휴일 진료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전체 응답자의 58.0%, 65세 이상 응답자의 71.3%는 주말·공휴일·야간 진료 시 가산되는 본인부담금을 완화해 의료 접근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 국민 61.9% “제도 개선해야”… 서명운동엔 5만 명 육박
제도 자체를 손질해야 한다는 여론도 뚜렷했다.
노인외래정액제의 개선 필요성에 동의한 응답자는 전체의 61.9%(65세 이상 64.9%)에 달했다. 특히 본인부담금의 급격한 변동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응답도 전체 48.5%, 65세 이상 56.7%로 나타났다.
국민적 공감대는 서명운동으로도 확인됐다.
의협이 지난 8월 13일부터 한 달간 진행한 대국민 서명운동에는 총 4만 9,196명이 동참해 5만 명에 달하는 인원이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 의협 “일률적 인하 아닌, 구간별 절벽 완화와 재정 지속가능성 함께 찾아야”
의협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건복지부와 국회에 실효성 있는 구조 개선안을 전달하고 본격적인 협의에 나설 방침이다.
최 위원장은 “단순히 본인부담금을 일률적으로 낮추기보다는, 본인부담금이 급격히 치솟는 이른바 ‘구간별 절벽 현상’을 완화하고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며 “고령 환자가 비용 걱정으로 치료를 포기하지 않고 안정적으로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조속히 구조 개선에 나서달라”고 강조했다.